정준영 "록스타가 되고싶다…커트 코베인이 롤 모델"
송고시간2013-10-08 00:00
데뷔 미니앨범 발표…"대중과 접점 찾은 록 음악"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천방지축일 줄 알았던 정준영(24)은 의외로 차분했다.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답변을 쏟아낼 걸로 예상했지만 정돈된 생각들을 조근조근 설명했다.
엠넷 '슈퍼스타K 4'에서 '톱 3'에 올랐던 정준영은 프로그램 출연 당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과 '4차원' 멘트로 화제가 됐던 주인공이다.
당시 '록 키드'임을 밝힌 그는 프로그램에서 기타 연주와 거친 창법을 선보이며 로커로서 자질을 보여줬다.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포크 계열의 음악을 선보인 경쟁자 로이킴과 대결 구도를 형성한 것도 상반된 매력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정준영이 오는 10일 발매할 데뷔 미니앨범의 색깔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최근 을지로에서 인터뷰한 그는 "청소년기부터 내가 추구한 록은 아니지만, 대중과의 공감대를 위해 절충점을 찾은 록 앨범을 들고나왔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의 청소년기를 사로잡은 록 뮤지션은 메릴린 맨슨, 너바나, 건스앤로지스, 스키드로우…. 그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인도네시아, 중국, 필리핀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살며 자유롭게 록 정신을 흡수했다.
"열다섯 살 때 중국에서 처음 접한 록이 메릴린 맨슨의 '디스 이즈 더 뉴 싯(This Is The New Shit)'이었어요. 제대로 음악 하겠다고 생각한 열여덟 살 때는 너바나와 건스앤로지스의 DVD와 유튜브 영상을 접하며 완전히 빠졌죠. 건스앤로지스의 '노벰버 레인(November rain)'의 뮤직비디오에서 기타리스트 슬래시의 모습은 충격적이었요. 너바나의 언플러그드 실황을 보고선 기타 겸 보컬 커트 코베인이 롤 모델이 됐죠."
1990년대 초 LA 메탈을 유독 사랑했다는 그는 이때부터 록스타를 꿈꿨고 이날도 "록스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당당히 밝혔다.
그러나 첫 앨범에서 자신의 경험치를 녹여내기엔 부담이 된 듯 보였다. 아직 국내에는 록에 대한 선입견이 많고 소비층이 두텁지 않다는 현실을 받아들여 조율을 했다.
템포가 있는 선공개곡 '병이에요(Spotless mind)'와 슬픈 멜로디의 타이틀곡 '이별 10분 전'은 모두 록 발라드다.
"수록곡은 제가 직접 골랐어요. 록 발라드지만 평범하지 않아요. 타이틀곡도 다양한 록 장르의 노래를 받아봤는데 무척 마음에 들어 결정했죠. 대신 한층 록 사운드로 편곡하려 했는데 원곡의 느낌이 좋아 그대로 살렸어요."
대신 그는 '테이크 오프 마스크(Take off mask)'와 '아는 번호' 등 두 곡의 작곡에 참여해 자신의 색깔을 가미했다. 웨스턴 스타일의 록인 '테이크 오프 마스크'는 홀로 기타를 치다가 허세 부리고 싶은 노래가 필요해 만든 곡이란다. "목소리에 허세의 끝이 담겨 있다"고 웃었다.
앨범 속 창법은 '슈퍼스타K 4' 때보다 한층 안정됐다. 그는 경연 무대에서 고음을 내지르며 음이탈을 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 '시·도'는 어려운데 샤우팅으로 내지르면 다음 옥타브 '레'는 잘 나와요. 하하. 음폭을 넓히려고 보컬 연습도 열심히 했습니다."
기타 연주를 직접 했느냐고 묻자 "전문 기타리스트보다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며 "앨범 속 내 역할은 록 보컬이다. 이번 기타 연주가 무척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애초 그는 '슈퍼스타K 4'에 밴드로 도전했다. 예선 당시 '스위치 온'이란 밴드로 2차 예선까지 올랐지만 멤버 중 외국인이 있어 비자 문제가 생겼고 결국 3차 예선에 홀로 나섰다.
3등을 차지한 그는 프로그램 출연 후 작은 무대에서 큰 무대로, '마이너'에서 '메이저' 음악계로 모든 환경이 바뀌었다고 했다. 기획사가 생겨 이제 눈치 보며 놀아야 하는 압박감도 생겼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끼'는 현재 출연 중인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연상인 배우 정유미와 가상 부부로 출연 중이다. 누나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밀당'을 즐기는 귀여운 남편이다.
"사람들이 엉뚱하다고 할 때는 몰랐는데 TV를 보니 그런 부분도 있더라고요. 하하. '우리 결혼했어요' 촬영은 무척 재미있어요. 예능 프로그램이란 생각보다 정말 데이트를 하고 결혼 생활을 하는 것처럼 즐겨요. 제가 꿈꾸는 신혼 생활을 하고 있죠. 신혼집에도 제가 좋아하는 너바나, 건스앤로지스의 포스터를 붙여놨답니다."
그러나 그는 무대에서 노래할 때가 가장 '정준영'스럽고 멋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에게 록이란.
"록은 저의 모든 것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록 스피릿요? 솔직함이죠."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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