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두 시간도 안 돼 전화 10통 왔다"…선도지구 지정 '분당' 가보니
"시범우성, 시범한신 등보다 저평가받아 더 오를 것"
"샛별마을은 이전부터 매물 거둬들이는 분위기"
"양지마을, 가격 크게 올라서 추이 지켜봐야"
"분당 신도시 선도지구가 발표되고 매수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발표 두 시간도 안 됐는데 30평대 단지 문의 전화만 10통이 들어와서 이 평형 아파트 호가를 저절로 외워버렸다"
함박눈이 내린 27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 우성아파트, 현대아파트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전화벨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수내동 양지마을 1단지 금호, 2단지 청구 등과 분당동 샛별마을 삼부아파트, 동성아파트 등 인근에 자리 잡은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들도 "오후부터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고 전했다. 세 구역은 이날 오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분당 신도시 통합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됐다.
"선도지구 선정 기대감으로 가격 상승할 것"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매수 문의로 이어졌다. 특히 서현동의 시범 우성아파트 등 구역은 다른 구역보다도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게 쳤다. 서현동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그간 시범 우성아파트보다는 옆 단지인 시범 한신아파트가 선도지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왔고 가격에도 반영이 됐다"며 "이번 발표로 우성아파트도 선도지구로 지정이 돼 이에 따른 기대감이 가격에 더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구역보다 서현역에서 가까운 시범 한신아파트는 선도지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용 84㎡ 기준 호가가 18억원대까지 찍었다. 그러나 우성아파트는 비교적 관심을 덜 받은 탓에 호가가 낮게 형성됐다. 우성아파트의 같은 평형 호가는 현재 14억5000만~16억원 사이다. 특히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오늘만 거래를 보류한 집이 3곳인 걸 볼 때 앞으로 이 구역 단지 가격이 오를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분당동의 샛별마을 삼부아파트 등은 이미 거래를 보류하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분당동의 C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이곳은 선도지구 지정 전부터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였는데, 선도지구가 되면서 집주인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거래를 보류하고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곳은 이전부터 선도지구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주인들이 계약 직전에도 거래를 보류하기도 했다. 오늘이 집값이 가장 싸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7일 기준 분당신도시 선도지구가 속한 동 중 분당동의 아파트 매물은 147개로 지난 6월 27일(177개) 대비 1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내동은 3.0%(276개→268개) 감소했으며, 서현동은 0.7%(418개→421개) 늘었다.
샛별마을 삼부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 13일 12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C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같은 평형 중 가장 저렴하게 나온 매물은 13억5000만원이다.
"집값 오를 가능성 크지만, 이미 올라서 좀 지켜봐야"
수내동에 자리 잡은 B 공인중개사사무소 실장은" 최근 양지마을 1단지 금호, 2단지 청구 등의 매매가가 선도지구 선정 기대감이 선반영돼 크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당장은 집주인들도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 집주인이 무작정 호가를 높인다고 수요자가 다 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실제로 올해 정부가 선도지구를 지정한다고 발표한 뒤 여름까지 집값이 올랐다가 최근 주춤했다"며 "선도지구로 뽑히면서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이 추가로 오를 수 있지만, 수요자와 집주인 간 희망 가격이 어떻게 될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실장에 따르면 양지마을 1단지 금호 전용면적 84㎡는 최근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거래가는 아직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았다. 지난 2월 같은 평형의 실거래가는 14억8000만원이었다.
서현동에서 만난 시범 한신아파트의 한 주민은 "현재 집을 내놓은 상태인데, 선도지구가 된 만큼 수요자들이 얼마나 집을 자주 보러 오는지 확인해서 적어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장 호가를 높게 부르지 않고 있다가 실수요를 눈으로 확인한 뒤 이에 따라 집값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분담금 규모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세 곳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공통으로 "지금까지 한 것은 사전동의서를 받는 과정이었고, 앞으로 동의서를 받으면서 분담금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현재로서는 집주인들도 분담금이 3억원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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