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권리

주의 권리는 미국의 주가 보유한 권한들을 말한다. 주의 권한, 단순히 주권(州權)이라고도 한다.

미국식 지방자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 미국 헌법은 수정헌법 제10조를 통해 미합중국 인민이나 연방의회에 속하지 않는 권리는 모두 주의 권리로 인정하여 주의 권리를 보장한다.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연방정부가 주 정부에 간섭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 주장하며, 주의 자치적 권한을 옹호한다. 반대로 연방정부 중심의 국가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강력한 연방정부로 인해 미국이 서로 연합할 수 있다며 이들의 주장을 반대한다.

미국이 건국된 후 제1정당제 시기에는 오늘날과 정반대로 자유주의였던 민주공화당이 주의 권리를 옹호했고 보수주의였던 연방당이 중앙집권을 옹호했다. 물론 공화당의 전신들 중에는 연방당과 함께 민주공화당[1]도 있고, 고전적 자유주의 가치는 현대 미국 보수주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의외인 것은 아니다.

남북 전쟁 이전 미국인들은 스스로를 '펜실베니아인', '매사추세츠인' 등으로 생각하였다. 이렇듯 '미합중국'이라는 국가보단 자신이 소속된 주를 더 강조하였으며[2] 특히 제퍼슨 민주주의자 같은 과거 시대의 자유주의자들은 아예 주가 연방을 탈퇴할 권한까지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만큼 주의 권리를 다른 권리 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했다.

아메리카 연합국은 "연방정부가 주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미합중국에서 탈퇴해서 결성되었다. 물론 남북 전쟁은 노예제 존폐에 관한 대립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이 정설이고, 노예제 문제가 아닌 주의 권리가 전쟁의 원인이였다는 관점을 지지하는 입장[3]은 역사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부정된다. 그 '주의 권리' 입장 지지자들도 아메리카 연합국이 무엇을 할 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궐기했냐는 질문에는 말문이 막히는 것이 현실.[4]

현대 미국 정치에선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들과 자유지상주의자들에 의해 지지되고 사회자유주의~진보주의자들에 의해 부정당하는 개념이다. 미국의 범좌파 진영에서는 소수자 권리를 효율적으로 보장[5]하고, 전국 단위의 복지정책을 추구하기 위해 큰 연방정부를 선호하는 편이다. 반면 미국의 범우파 진영에서는 권력 분산을 통한 연방정부의 축소와 헌법적 보수주의를 추구하기에 주의 권리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 각 주의 업무는 거대한 연방 정부보다는 주의 사정을 더 잘 아는 주 정부가 맡는 것이 더 효율적이며, 또한 연방정부에 비해 관할이 더 축소된 주 정부인만큼 주민들의 여론에 더욱 민감하다는 요지다.

물론 주의 연합으로 건국된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성상 주의 권리는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현재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육, 선거, 내무(주민, 공안, 총기 등) 등이 주의 관할에 있다. 원주민 사무도 일단 크게 보면 연방 관할에 들어가지만 주의 관할에 속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주에게 금지되었거나 주와 연방이 동시에 관할하는 권한에 대해서는 연방법이 주법에 우선하지만, 주의 배타적 관할에 들어가는 권한은 주법이 우선하게 된다.

반면 우편, 이민, 관세, 외교, 국방, 특허 등은 연방헌법에 의해 명시적으로 주에게 금지된 권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