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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정치 - 나무위키

레바논/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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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종파주의 정치2. 의회3. 대통령4. 총리와 내각5. 정치 지형과 잦은 정치불안

1. 개요: 종파주의 정치[편집]

레바논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종파가 18개나 되는 나라이며 그 종파들끼리는 무력 충돌도 잦았다. 1943년에 레바논이 건국될 때 레바논의 정치 엘리트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각 종파의 세력대로 권력을 배분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를 국민협정(الميثاق الوطني‎)이라고 한다. 국민협정은 명문화된 규정이 아니라 각 종파 간의 암묵적인 합의에 불과했는데 이후 팔레스타인인 난민 유입 등으로 종파 간 인구 구성이 변했을 때도 규정(관습)이 바뀌지 않아 레바논 내전의 원인이 되었다. 1989년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레바논의 각 종파 간에 타이프 협정(اتفاقية الطائف‎)이 맺어지면서 종파 간 권력 분배를 명문화했다.

1943년 건국 당시 제정된 국민협정에 따라 암묵적으로 대통령과 군 사령관은 마론파, 총리는 수니파 무슬림, 국회의장은 시아파 무슬림, 국회부의장과 부총리는 정교회 신자, 군 참모총장은 드루즈여야 한다. 국회의원의 수도 건국 당시에는 기독교인 54:무슬림 45[1]로 배정되었으나 레바논 내전을 거치고 1989년 타이프 협정에 따라 64:64 동수로 조정되었다.

이와 같은 인위적인 종파 배분으로 인해 도저히 책임정치가 이루어질 수 없는 환경이라 국가적인 중요 사안에 관해 정치적 결단이나 합의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국가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처럼 정치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나라지만 중동의 국가들 가운데 키프로스, 이스라엘, 튀니지와 더불어 그나마 민주주의가 잘 돌아가는 국가다.

2. 의회[편집]

레바논의 의회는 مجلس النواب(국민의회)이다. 단원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128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파별로 의석이 분배되어 있는데 종파별 의석은 다음과 같다.
종파
타이프 협정 이전
타이프 협정 이후
30
34
11
14
6
8
4
5
1
1
1
1
기타 기독교 소수종파
1
1
기독교 종파 의석 총합
54
64
20
27
19
27
0
2
6
8
이슬람 종파 및 드루즈 의석 총합
45
64
총합
99
128

선거 방식은 권역별 개방명부식 비례대표제다. 전국을 15개의 대선거구로 나누고 인구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한다.

레바논의 권역별 개방명부식 비례대표제는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다. 우선 대선거구 안에 작은 선거구가 1개에서 8개까지 존재하며 이 작은 선거구들이 적절한 의석을 배분받는데 종파별 의석 수가 정해져 있다. 각 정당(혹은 정당연합)들은 이 작은 선거구에 대해 명단을 제출하고 유권자는 정당과 선호 후보를 동시에 고른다.

투표가 끝나면 대선거구의 정당별 득표 수에 비례해 의석이 배분되지만 일반적인 개방명부식 비례대표제와 달리 당선자는 대선거구 내에서의 후보 개인에 대한 득표수 순서대로 결정되지 않는다. 당선자는 정당에 상관없이 작은 선거구 내 득표율 순서대로 당선되며 득표율이 높더라도 종파별 혹은 정당별 할당의석이 다 찼다면 낙선된다. 득표율이 같고 종파 및 정당 할당 의석 정원 초과 등의 요인으로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없다면 나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하며 나이마저도 같은 경우 추첨으로 결정한다.

복잡하므로 다음과 같은 예시를 들어 설명하도록 한다. 출처 대선거구인 레바논 산 제4선거구는 Chouf와 Aley라는 작은 선거구가 있다. Chouf는 드루즈 2석, 수니파 2석, 마론파 3석, 멜키트 그리스 가톨릭 1석이 할당되어 있으며 Aley는 드루즈 2석, 수니파 2석, 정교회 1석이 할당되어 있다. 여기에 4개의 정당이 각각의 작은 선거구에 대해 A당, B당, C당이 비례대표 명단을 제출하고 선거에 따라 대선거구에서 다음과 같이 표를 얻었다고 가정하자.
A당
B당
C당
총 투표 수
득표 수
109,923
44,854
11,968
166,745

대선거구의 총 의석이 13석이므로 1석에 해당하는 득표 수는 166745/13=12826.54표다. C당은 이에 미치지 못하므로 한 석도 얻을 수 없으며 C당에 던진 표는 모두 사표가 된다. 나머지 A당과 B당은 각각 13석 중 9.23석, 3.77석에 해당하는 표를 얻어 A당과 B당에 각각 9석과 4석이 분배된다.

A당과 B당이 각 작은 선거구에 다음과 같은 후보들을 올렸고 이 후보들이 다음과 같이 득표했다고 가정하자.
A당
B당
작은 선거구
후보
득표수
후보
득표수
Chouf
드루즈 후보 A1
25,000
드루즈 후보 B1
4,000
드루즈 후보 A2
9,000
드루즈 후보 B2
0
수니파 후보 A1
4,500
수니파 후보 B1
1,000
수니파 후보 A2
1,500
수니파 후보 B2
500
마론파 후보 A1
9,000
마론파 후보 B1
6,000
마론파 후보 A2
4,000
마론파 후보 B2
2,000
마론파 후보 A3
3,000
마론파 후보 B3
1,000
그리스 가톨릭 후보 A1
4,000
그리스 가톨릭 후보 B1
3,000
총합
60,000
총합
17,500
Aley
드루즈 후보 A3
11,000
드루즈 후보
10,000
드루즈 후보 A4
0
드루즈 후보 B4
0
마론파 후보 A4
6,000
마론파 후보 B4
3,000
마론파 후보 A5
5,000
마론파 후보 B5
2,000
정교회 후보 A1
5,000
정교회 후보 B1
2,000
총합
27,000
총합
17,000

이들을 작은 선거구의 득표율에 따라 순위를 매기며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당선과 낙선이 결정된다.
순위
후보
작은 선거구 안에서의 득표율(%)
당락
낙선 사유
1
드루즈 후보 A1 (Chouf)
32.26
당선
2
드루즈 후보 A3 (Aley)
25.00
당선
3
드루즈 후보 B3 (Aley)
22.73
당선
4
마론파 후보 A4 (Aley)
13.64
당선
5
드루즈 후보 A2 (Chouf)
11.61
당선
마론파 후보 A1 (Chouf)
당선
6
마론파 후보 A5 (Aley)
11.36
당선
정교회 후보 A1 (Aley)
당선
7
마론파 후보 B1 (Chouf)
7.74
당선
8
마론파 후보 B4 (Aley)
6.82
낙선
Aley 마론파 의석 정원 초과
9
수니파 후보 A1 (Chouf)
5.81
당선
10
마론파 후보 A2 (Chouf)
5.16
낙선
득표율이 같은 그리스 가톨릭 후보 A1보다 나이가 어림
그리스 가톨릭 후보 A1 (Chouf)
당선
드루즈 후보 B1 (Chouf)
낙선
Chouf 드루즈 의석 정원 초과
11
마론파 후보 B5 (Aley)
4.55
낙선
Aley 마론파 의석 정원 초과
정교회 후보 B1 (Aley)
낙선
Aley 정교회 의석 정원 초과
12
마론파 후보 A3 (Chouf)
3.87
낙선
A당 할당 의석 정원 초과
그리스 가톨릭 후보 B1 (Chouf)
낙선
Aley 정교회 의석 정원 초과
13
마론파 후보 B2 (Chouf)
2.58
당선
14
수니파 후보 A2 (Chouf)
1.94
낙선
A당 할당 의석 정원 초과
15
수니파 후보 B1 (Chouf)
1.29
당선
마론파 후보 B3 (Chouf)
낙선
Chouf 마론파 의석 정원 초과
16
수니파 후보 B2 (Chouf)
0.65
낙선
Chouf 수니파 의석 정원 초과
17
드루즈 후보 B2 (Aley)
0
낙선
Aley 드루즈 의석 정원 초과
드루즈 후보 A4(Chouf)
낙선
Chouf 드루즈 의석 정원 초과
드루즈 후보 B4(Aley)
낙선
Aley 드루즈 의석 정원 초과

이런 식이라 2017년에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때 많은 레바논인들이 선거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2017년에 비례대표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중선거구제의 일종인 복수형 다수대표제를 채택했는데 한 사람이 선거구에 할당된 의석만큼의 후보자에게 투표하고 각 선거구마다 종파별 의석이 정해져 있어 종파별로 상위에 있는 후보자가 당선되는 형태였다. 이러면 선거를 아무리 해도 했던 놈만 계속 당선되어 정치적 쇄신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많은 레바논인들의 불만을 샀기 때문에 종파별 의석 분배를 지키면서도 이전보다 선거를 통한 정치적 쇄신이 쉬워지도록 현재와 같이 변경했다.

3. 대통령[편집]

레바논 대통령은 의회에서 선출된다. 공식적으로는 헌법에 따라 21세 이상의 레바논 국적을 가진 자이면 출마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1943년의 국민협정으로 인해 마론파 기독교 신자가 아닌 인물이 출마한 적은 없다.

대통령의 임기는 6년이며 연임은 안 되지만 중임은 된다. 그러니까 대통령 6년 하고 바로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갈 수는 없고 6년 기다렸다가 다시 나갈 수는 있다. 대통령은 의회의 1차 투표에서 2/3 이상의 표를 얻은 인물이 선출되며 그러한 후보가 없다면 2차 투표가 치러지는데 이 때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선출된다.

대통령의 권한은 다음과 같다.
  • 총리 임명 및 해임
  • 내각 구성(총리 및 의회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 및 해임
  • 법안 서명 및 공포(총리의 서명이 필요)
  • 거부권(의회 과반수의 동의로 무시 가능)
  • 조약 비준권(의회 과반수 및 내각 구성원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
  • 긴급명령권(내각 구성원 과반의 동의가 필요)

권한은 이것저것 있지만 많은 권한이 총리나 의회, 심지어 내각 구성원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1989년 이전에는 이것보다 권한이 강했지만 타이프 협정에 따라 권한이 줄어서 현재와 같이 되었는데 건국 당시 기독교인 인구가 무슬림 인구보다 약간 많았던 것이 바뀌어 무슬림 인구가 더 많아지고 이에 따라 무슬림에게 권력을 좀 더 많이 배분해 준 결과다.

4. 총리와 내각[편집]

총리는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다. 총리 임명에는 특별히 의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는 않으며 해임도 대통령 자유다. 1943년의 국민협정에 따라 관습적으로 수니파 무슬림이 임명된다.

총리뿐만 아니라 기타 내각 구성원도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임명에는 의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며 의회는 내각불신임결의를 날려 버릴 수 있다. 대체로 내각 구성원은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같은 수로 구성된다.

대통령의 권한인 거부권, 긴급명령권, 조약 비준권 등 거의 모든 권한은 내각이 동의해야 발동할 수 있다.

다양한 정파를 배려해 의회가 구성된 탓에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종파별 정당들이 연합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집권이 불가능하니 여러 정당들의 연정이 당연시되고 내각 구성원의 종파도 다양하다.

국회의장은 관습적으로 시아파 무슬림이 선출된다.

5. 정치 지형과 잦은 정치불안[편집]

시리아에 대한 스탠스에 따라 레바논의 정치지형이 형성된다. 국회의원 선거는 기독교인 64석 무슬림 64석으로 나눠서 선출하며 친시리아계 3월 8일 동맹[2][3]과 반시리아계 3월 14일 동맹[4] 후술할 수많은 정당들이 소속되어 있는 채로 정권을 주고받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이 두 정당연합에 소속되어 있는 정당들은 같은 정당연합에 소속되어 있다고 해도 성향이 다르며 둘 다 사회주의에 이르는 좌파에서부터 레바논 민족주의나 자유주의, 이슬람 보수주의 등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정당들도 소속되어 있다. 물론 이 두 정당연합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정당들도 꽤 있으며 대표적으로 진보사회당과 녹색당 등이 있지만 이들 모두 정권을 쥐지 못하는 식물정당이다.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3월 8일 동맹은 인접국인 시리아이란의 영향을 굉장히 강하게 받고 있으며 3월 14일 동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로는 두 정당 모두 이 후원자들의 지시를 받는 꼭두각시 수준이라고 보기도 한다. 헤즈볼라시리아 내전개입한 것도 시리아 정부와 이란 정부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며 수니파인 3월 14일 동맹도 사우디의 후원금이 끊기면 아무것도 못하는 존재가 된다. 후술할 미셸 아운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된 것도 사우디의 후원금이 줄어든[5] 3월 14일 동맹이 아운을 지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레바논의 양대 정치 세력부터가 외세에게 휘둘리며 그들의 도움 없이는 세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에서 이 국가의 정치적 비극이 드러난다.

헤즈볼라가 2013년부터 시리아 내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반시리아계 3월 14일 동맹과 친시리아계 3월 8일 동맹의 정치적 대립은 극에 달했고 그 결과 2014년부터 장장 28개월 동안 대통령 선출이 지지부진했다. 시리아 난민이 레바논에 몰려들어오면서 정치, 종파대립과 심각해지는 실업률과 빈부격차, 물부족, 전력난, 경제난,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의 준동과 같은 문제가 심각해진 데다 심지어 배출하는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길가에 쓰레기가 굴려다녀 보다 못한 국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일으키기까지 했다. 레바논에 있는 시리아 난민은 최소 150만명으로 튀르키예에 이어 2번째로 많다. 그런데 국력은 튀르키예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약하니 난민 문제가 얼마나 심각할지는 명약관화한 노릇이다.

종파 갈등을 고려해 정치제도가 설계되었지만 레바논 정치계에서는 아직도 종파간의 권력 다툼이 여전하다. 특히 레바논 의회는 정당들간의 합의가 맞지 않아 총선이 미뤄지고 현역 의원들의 임기가 연장되는 일이 많다. 의회 내에서 정당들간의 갈등으로 안건들이 처리가 늦어지는 데다 해결해야 할 문제인 쓰레기 문제, 난민 문제, 사막화로 인한 물부족, 경제난, 빈부격차, 높은 실업률, 주택난, 전력난[6]이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레바논 정부와 의회가 제대로 해결을 못 하고 있어 레바논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크다.

[1] 이것도 각 종파별로 의석수가 나뉘어져 있다. 타이프 협정 이후인 지금도 마찬가지다.[2] 헤즈볼라가 소속되어 있다.[3] 우로는 이슬람주의, 기독교 민주주의에서부터 좌로는 사회민주주의, 공산주의에 이르는 다양한 성향의 정당들이 소속되어 있다. 제1정파는 의외로 마론파계 정당인 자유애국운동이다.[4] 역시 우로는 레바논 우파 민족주의, 자유보수주의, 좌로는 사회민주주의에 이르는 다양한 성향의 정당들이 소속되어 있다. 제1정파는 세속주의를 표방하는(다만 수니파 무슬림의 지지율이 높다.) 미래운동이다.[5] 물론 사우디가 저유가로 인해 재정이 좋지 않은 나머지 후원금을 줄일 수밖에 없었지만.[6] 레바논은 전력난이 심각하여 제한송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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