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뒤엎는 독특한 유머감각으로 골수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영화감독 겸 연극연출가 장진(31)이 2년여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다. 12월 14-29일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웰컴 투 동막골」.
장진 사단으로 불리는 신하균, 임원희, 정재영 등 스크린에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젊은 배우들 외에도 윤주상, 정규수, 이용이, 장영남 등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 그리고 코미디언 출신 임하룡 등이 출연진으로 뭉쳤다.화려한 출연진의 면모만큼 연극 작품으로는 ‘블록버스터’라 할 만한 4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배경은 한국전쟁이다. 전쟁의 광풍에서 한발 비껴난 강원도 태백산 자락의 오지 ‘동막골’에서 벌어지는, 이념을 초월한 휴먼 드라마다. 한적하기만 하던 동막골에 연합군 비행기 한 대가 추락하고 잇따라 국군, 인민군이 모여들면서 갑자기 긴장이 조성된다. 그러나 동막골의 넉넉함은 이들이 총칼과 군복을 벗어던지고 친구가 되게 한다.
장 감독은 ‘내 세대가 바라보는 한국전쟁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거대한 이념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전쟁과는 완전히 이격된 공간이 필요했다. ‘한국전쟁에 관한 소박한 농담’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아니, 굳이 전쟁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지친 사람들, 삶 속에서 벌어지는 영문모를 다양한 전쟁에 휘말린 사람들이 안식을 누릴 수 있는 ‘파라다이스’를 보여주고 싶었다“원래는 영화를 염두에 두고 썼던 작품이다. 당초 ‘따끈따끈한 멜로드라마’를 무대에 올리려다가 재미있는 캐릭터들을 만들 수 있겠다 싶어 이 작품으로 선회했다고 한다. 나중에 다시 영화로 만들 생각도 있다. 역시 장 감독의 영화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등에서 음향을 맡았으며 연극계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한재권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장 감독은 2000년 역시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 「박수칠 때 떠나라」이후 영화 작업만 해왔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8시, 토.일.공휴일 오후 3시.7시(월요일 쉼). 24, 26, 27일에는 학생들을 위해 오후 4시.8시 공연이 별도로 마련된다. 1만5천-3만5천원. ☎ 2005-0114, www.lgart.com.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