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걸그룹이 늘어나면서 웬만해서는 차별화되기 어렵다. 최근 확실하게 차별화에 성공해 시장에서 큰 반응이 나온 신인 걸그룹은 크레용팝 하나 정도다.

매번 걸그룹의 노래와 춤, 의상은 다르지만 대중들에게는 비슷하게 보이고 비슷하게 들린다. 따라서 걸그룹은 명줄을 늘리기 위해 가능한 전략을 총동원한다. 솔로 활동을 포함하는 유닛 활동도 그중 하나다.

씨스타는 레드오션에 빠져버린 걸그룹의 위기 속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씨스타는 우선 목소리가 차별화돼 있어 유리한 편이다.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메인 보컬 효린의 음색만으로도 팀 구분을 가능하게 해준다. 씨스타도 여느 걸그룹처럼 섹시미를 내세운다. 하지만 그 섹시미는 건강미와 결합해 대중의 거부감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씨스타의 또 다른 보컬 소유가 언더그라운드 가수 긱스와 함께 부른 ‘오피셜리 미싱 유’와 홍대광과 함께 부른 ‘굿바이’가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 또한 걸그룹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최근에도 ‘기브 잇 투미(Give it to me)’를 크게 히트시킨 씨스타는 명줄을 늘리기 위한 빅카드를 하나 더 가지고 있다. 요즘 씨스타 소속사인 스타십 엔터테인먼트에서 한창 준비하고 있는 효린의 솔로 활동이다. 효린의 솔로 활동은 걸그룹의 다른 멤버의 솔로와는 많이 다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씨스타 효린이 본격적으로 솔로로 나선다면-copy(o)1

효린은 KBS ‘불후의 명곡‘에서 솔로로 나온 적이 있다. 음원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SBS 수목극 ‘주군의 태양’ OST ‘미치게 만들어’도 효린의 솔로곡이다. 이 노래는 “방공호 왔어. 숨어” “여기까지만 태공실 존(zone)이야” 등 홍자매 작가 특유의 대사를 맛갈나게 소화하는 공효진과 소지섭의 티격태격 멜로 연기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허스키하면서도 애절한 효린의 목소리가 더해져 호소력을 높인다는 평가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이나 ‘주군의 태양’ OST 참가는 정식 솔로활동은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 보여줄 효린의 본격 솔로활동은 가요계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효린이 본격적으로 솔로로 나서면 씨스타의 스타일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씨스타가 귀여운 걸그룹, 아이돌 모습을 유지한다면 솔로 효린은 아티스트적인 모습이 부각될 것이다.

효린은 슬픔이라는 요소를 잘 담을 수 있는 소울(soul)을 지니고 있다. 허스키 보이스로 애절함을 잘 표현하며 고음에서 지르는 가창 스타일은 호소력을 발휘한다. 잔잔하게 시작해서 화려한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가창력을 보여주는 건 보컬리스트로서의 큰 매력이다.

거기에 귀엽고 관능적인 퍼포먼스까지 더해진다. ‘불후의 명곡’에서 우승을 하고, ‘한국의 비욘세’로 불릴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능력 때문이다. 유희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 2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억에 남는 출연자를 묻는 질문에 효린이라고 밝히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매우 좋아하는 효린은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두 마리의 움직임에서 춤을 따기도 한다. 강아지의 걷는 모습 등 여러 동작에 착안해 춤을 개발했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밝은 얼굴로 호탕하게 웃고, 무대 자체를 무척 즐긴다는 점은 그녀를 계속 봐도 질리지 않게 한다.

효린은 고교 시절 힘든 연습생을 경험하며 음악의 기초부터 철저하게 익혔다. 그때 효린에게 발성과 호흡법을 지도한 선생이 ‘솔리드’ 출신 김조한이다. 효린은 드라마 출연이나 예능 프로그램 고정은 계확에 없다. 힘을 쏟고 있는 본격 솔로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서병기 선임기자/